석 정 원

국방전우신문 명예회장

전)전투수당추진위원장

- 남은 힘, 오로지 전우들을 위해 -

내 후년이면 월남전참전 60주년이 됩니다. 매년 7월이 오면 저는 새로운 또 하나의 추억에 잠이 오지를 않습니다. 그것은 감격스럽고 어떻게 보면 나라 외교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만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이 글을 이제는 모든 일 들이 잊혀져만 가고 있는 듯한 안타까운 마음에서 새벽녘 책상에 앉아 옛 생각을 더듬으며 메모를 합니다.

1989년 따이한會 소속으로 있을 때인 7월 5일, 중앙회 참전용사 14명으로 모인 우리 일행은 베트남 전쟁이 끝나고 24년여 만에 공산 베트남 정부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7월 5일~15일까지 10박 11일의 일정으로, 공산 베트남의 정부 기관으로 민간교류를 담당하고 있는 사이공 투어의 초청을 받는 형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방문단은 베트남 방문 기간 동안 옛 전적지를 방문, 희생 전우들의 명복을 빌고, 민간수준의 상호교류를 촉진시키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벌여 매우 긍정적인 호응을 받았고, 공산화된 월남 현실상의 파악과 국내 안보반공의식 고취에 활용하기 위한 자료수집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방문단은 체류 기간 중 호치민市 인민위원회를 방문, 외무장관과 상공회의소 위원장, 영화공사 비디오 위원장, 체육부 장관 등과의 면담을 통한 한베트남친선 구성을 위해 상호 노력하기로 하고, 특히 정부 차원의 사전 분위기 조성에도 힘쓰겠다는 약속을 받아 한베 친선 외교의 첫발을 딛는 순간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방문회원들은 당시 베트남의 방문 인상이 “시가지는 어려운 도시가 되어버렸으며, 그동안 새롭게 신축되었거나 증축된 건물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저는 지난해에도 14명의 방문자 명단을 정부가 갖고 있지 않을까 하여 관계기관을 방문, 또는 민원으로 조회했으나 그 명단은 지금까지 찾지를 못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30여 년이 흘러 한베 수교는 정상으로 이뤄지고 오늘에 이르렀으며, 오는 9월 한베 수교기념일을 맞아 상호발전적인 관심 사항 협의를 위해 베트남 방문계획이 있을 것 같다는 소식이 늦게 들려와 감사의 마음을 가져봅니다.

그때에도 본지에 필자의 글로 민간 친선 14명의 공로를 지금 다시 조명하고 정부가 공로 표창이라도 해야 할 것이 아닌가? 하는 제언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소식에 의하면 그중 몇 분은 세상을 떠나셨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전해진바 있습니다. 이제 나이 90에 이른 당시 베트남 방문 노병들이 ’민간 공로‘를 인정해 달라는 데에는 다른 아무 욕심도 없습니다.

앞에서도 언급된바 본인의 건강으로 구교득 편집국장의 구술정리와 대필(代筆)로 당시 진행 상황을 정리 소개하고 본인의 의사를 밝힌 이후, 관계기관이나 단체의 이와 관련한 견해는 아직까지 들은 바 없다는 점도 밝힙니다.

저는 이런 뜻에서 새 정부도 들어서고, 월남전참전 전우들의 희생과 보상 예우에 가장 큰 관심으로 전우들과 유가족 함께 가까운 마음의 가교(架橋)가 되어 다시 한번 본인의 의사를 전달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2년 6개월,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그리고 전 정부의 참전 전우들에 대한 ‘홀대’라는 큰 거리감에서 이제 우리의 모든 고민은 자유민주 정부의 지원으로 하나씩 풀고 나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우들은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역사적인 주역의 긍지를 이제 더욱 강하게 갖고, 대국민 홍보도 강화하고, 베트남 참전 역사 대국민 캠페인 홍보물도 제작 배포하며, 한강에서 대국민 홍보 이벤트로 ‘한강 걷기 행사’도 진행할 것입니다. 저와 58년간 어깨를 나란히 해 온 전우들과 17년 간 전우 자체 희생적인 노력만으로 오로지 제대군인, 월남전참전 용사와 그 유가족의 ‘명예와 복지 증진’을 위해 앞장서왔던 국방전우신문은 이제 ‘개혁과 변화’라는 시대적 조류에 따 라 큰 발걸음으로 나서고, ‘언론과 안보단 체의 개념’을 보다 확실히 하는데 마지막 여생을 보내고자 합니다.

지난해 8월, 국방전우신문은 창간 16주 년 기념일을 맞아 필자에 대해 ‘안보언론 공로 대상’을 수여해 준 저의 ‘역사적 인생 기록’에 대한 보답을 위해서라도 마지막 저에게 남은 ‘힘과 정성’을 전우들에게 바치겠습니다.

전우 여러분! 건강하시고 조금만 더 힘써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