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광 수

국방전우신문 논설위원

2023년 2월 서울지법 박민수 판사는 반세기 전 베트남 일대의 자유 수호 전쟁 당시 민간인 피해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가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주도했다. 당시 한 마을 (퐁니·퐁넛) 민간인의 피해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현지 베트남 지자체나 정부 당국, 한국군 관련 부대 등의 증언 등은 있었는지 의문이 한둘이 아니다. 문제는 피아(彼我)의 구별이 어려운 게릴라전의 상황에서 피해자 측의 일방적 진술에만 의존한 극소수 타국민의 목숨만 귀중하게 여긴 판결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전쟁 초기에 극히 일부 부대원의 오류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전투 현장체험을 조명해보면 1백 명의 공산군보다 ‘한 명의 민간 생명을 우선 하라’는 전투 수칙은 엄격했다.

국군과 국가의 명예가 걸린 중차대한 사안을 고려하지 않은 중심을 잃은 판결로 보는 법조계의 지적도 적지 않다. 더욱이 국제간의 분쟁에는 법원 제소 관련 당사국 간의 협약 여부와 국제 법을 따져봐야 하는데 이 절차도 무시했다는 지적이다. 근대 세계사에서 유일한 자유 수호 다국적(7개국)군과 공산 게릴라와의 전쟁으로서, 당시 한국군의 전투 명성이 높아지자 공산군이 한국군으로 위장하는 사례가 전쟁 후에 나타났다는 담론도 있다. 당시는 세계 최장기(8년 8개월)전쟁으로서 공산군 침략에 대한 방어전이다. 이번 판결에서 적군의 침략에 대응한 우리 국민(국군)의 수많은 사상자의 생명에 대한 고려가 있었나!

꽃다운 청춘을 불살은 국민 희생에 대한 처절함을 무시한 편협한 판단은 추방해야 한다. 엄청난 국군의 희생자( 전사자 5099명, 부상자 1만 900여 명, 고엽제 후유 피해자 수만 여 명~약 6만여 명이라는 참전자회 발표가 있음), 총 7만6천여 명의 국군 피해자들을 고려하지 않은 판결에 향군 전우들의 분노가 거세게 일고 있다. 저급한 판사에게 국민의 세금을 쓸 수 없다는 국민적 공분(公憤)도 커지고 있다.

향군 전우 대부분은 노령 세대이므로 이들을 정치적 수구 세력으로 매도하려는 일부 가짜 진보 정치세력과의 동조적 마각이 드러났다는 시각도 있다. 반세기 전의 일에 참전 향군이 자칫 살인 학살 범으로 호도되게 한 진원지가 이념에 경도된 법원 판사로 지목된다면 34만 참전 전우가 탄식할 일이다. 관련 향군 단체와 가족들이 앉아서 당할 수 없어 사회정의 차원에서 관련자들과 대토론회라도 갖자는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국익과 국민적 명예에 관련된 판결은 국익을 고려하는 것이 세계적인 판결 추세이고, 사법 정의와 이념적 편향성의 배척도 절실하다.

부정과 부패 문제로 베트남의 자유민주 체제는 무너졌지만, 차제에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조명한다. 5천 년 역사 이래 대규모 전쟁특수 (공적 통계: 외화 약60억 달러)로 경제 대국의 토대를 만든 국군 용사들의 목숨 건 역사적 가치에 대한 현대사적 의미를 알고 있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본제와는 별개의 사안이지만, 역사의 그늘에 가려져 국민의 시야에 보이지 않던 중요 사안이 향군 전우들의 가슴에 응어리져 있다. 오래전부터 향군 전우들이 요구해온 군인보수법에 따른 ‘전투근무수당’ 지급에 대한 사안은 국가 부채 차원의 문제로서, 이에 대한 관련된 공직자들의 해법은 어디쯤 와있나 묻는다.

격전지마다 엄청나게 뿌려진 극독 한 고엽제 잔류 계곡 취수를 마시고 수 십년 동안 이름 모를 질환에 시달리다 하늘로 간 약 15만(현 생존자 약 19만 추정)여 영령들과 가족들의 한탄을 사법부도 알고 있는가?

전투와 대민 봉사 양면을 세계가 인정한 국군을 학살자들로 인정한 서울지법 판결에 대해 다른 법원 판사들과 국민 배심원의 견해도 물어봐야 할 것이다. 문제는 한 단체(‘한베 평화재단’ 창립자 구수정, 대표 강우일 신부, 문재인 정부 때 본격적 지원 활동 시작)가 현지인들에 대한 인기 차원에서 한국 법원에 사법적 제소를 주선한 것이라는 여론이 적지 않다. 상고심에서 기각될지 '쇼'로 끝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중대한 거짓말이 들통 나서 신뢰를 잃은 김명수(사법조직 ‘우리법연구회’ 맴버) 원장 그룹에 상고심을 맡긴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 라는 지적이 많다.

사법 정의와 국제법 등의 절차를 무시하거나 이념과 사적 편견에 치우친 판사들의 이름은 국민들께 연속으로 알려, 현역 이후 이들이 법조계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시민모임의 조력이 필요하다.

다행히 금년 4월 중립적 법관 회의체인 '전국법관대표회의'(전국 판사들의 회의체) 의장단이 새로운 출발을 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어 큰 다행이다. 사법 정의를 지키는 법조계와 지식인들이 정의실천에 앞장서야 나라가 바로 서고 국민이 행복해진다.

[ 필자 프로필 ]

자유정의세계연합 공동대표 ∙ 국제통상·사회학자 ∙ 전 SC대학교 초빙

강사 ∙ 전 킨텍스 SME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