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정신을 갖게 하고 ‘배려의 꽃’을 피워야

사막에서 심한 갈증에 시달리는 나그네에게

삶의 희망을 갖게 해 준 한 장의 쪽지처럼

‘존경과 배려의 마음’ 이 넘쳐나기를 바라며

갈증에 시달린 나그네에게 시원한 물 한 그릇과 목적지를 알려주는 친절보다 더 값진 것은 없을 것입니다. 오래전에 어느 책에서 읽은 글 내용들이 다시 떠올라 추억을 더듬어 옮겨봅니다.

한 장사꾼이 낙타를 타고 사막을 건너다 심한 모래 바람을 만나 그만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오랜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형지물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갈증에 물은 찾을 수 없어 아끼고 사랑해 온 낙타를 죽여 물을 얻었으나 그것도 잠시 뿐 그는 정신을 잃었습니다. 잠시 후 희미한 흔적이 눈에 아른 거려 주변을 둘러보니 그곳에는 물 펌프가 있었고 손잡이엔 이런 글이 쓰여 있었습니다. “물을 붓고 펌프질을 하면 물이 나옵니다.”

그러나 마중물을 어디서 구한단 말인가? 나그네는 주변 모래를 손으로 뿌려보며 사방을 살피자 쪽지 한 장이 나왔습니다.

“옆 바위 밑에 있는 물병을 가져다가 펌프에 붓고 물을 얻으시오.”

이 글을 보는 순간 살았다는 생각과 함께 물병을 보니 이번에는 물병 밑에 또 한 장의 쪽지가 있었고 그 쪽지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쓰여 있었습니다. “다음 사람을 위해서 떠날 때 병에 물을 채워 쪽지와 함께 묻어 두세요.” 지금까지 세상을 살아오면서 남을 이렇게 배려하는 마음씨를 본 일이 없는 인생체험 속에서, 이 글이 주는 교훈은 너무도 크고 훌륭한 것이었습니다.

월남참전 59년차인 때, ‘국가영웅 월남전참전용사’ 라는 이름 속에 나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50여년 피땀 흘려가며 몸이 불편해 큰 봉사활동은 못하더라도 전우들의 규합과 ‘나라사랑 작은 애국활동’으로서 서로가 마음의 의지로 때로는 웃음 속에, 때로는 눈물을 흘리며 오로지 애국붕사로 정신없이 지역에서 뛰어다녔다고 자부하는데 지금 남은 것은 무엇인가?

나그네에게 주는 희망의 쪽지 한 장 발견 못하고 ‘허탈’할 뿐입니다.

공무원이나 사회지도자나 지역 인사 할 것 없이 애국철학(愛國哲學)이 빈약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환경에서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6ㆍ25전쟁이나 월남전참전과 ‘한강의 기적’, 국가영웅 참전용사가 무엇을 한 사람인지를 깊이 인식하지 못하는 공무원이나 사회지도자가 무수히 많다는 생각에 모두는 공감이 가실 것입니다. 전체 환경이 그렇게 변해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을 골라내는 기회는 선거 외에는 없다. 정신 차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전우세계엔 만연합니다.

이제 모두는 나그네를 위해 사막에 쪽지를 남기는 일처럼 배려와, 사회 참전용사와 지역 어르신들을 존경해드리는 아름다운 보훈풍토가 마련되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이것은 크게 보면 ‘보훈정신의 확산이요 애국의 길로 가는 지름길’이란 것을 본인은 강조하고 싶습니다.

주변을 살펴보면 너무도 많은 전우들이 불편한 몸과 부인 별세의 독고인으로 외로운 전우가 너무도 많으며, 자신만이 살기 위한 ‘배신’의 물결이 가슴을 메이게 하는 일들은 이제 법질서 속에 순화되어 ‘사랑의 온정’이 넘치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전립선암 두 번째 수술에서 의사의 잘못으로 지금도 고통 속에 살아 온지 10년이 넘고, 50여 년 동안 참전의 후유증으로 병에 시달리면서도 사회봉사활동에 매달려 정신없이 생활했으며, 마지막 보탬의 자세로 그 준비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본인은 앞으로 (사)비사회의 이름으로 참전역사의 정리, 아카이브의 기록관리 사업에 불을 붙이고자 합니다. 저를 아는 본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이 있기를 바라며 ‘나그네에게 주는 희망의 쪽지’처럼 모두가 힘을 얻는 사업의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희망을 펴 보이며, 모든 전우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바입니다.

 (도경환 010-4605-4008)

 <편집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