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태 인 박사

국방전우신문 논설위원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행복한 때가 아니라 뭔가 잘못되었던 순간, 실패했을 때다. 잘못된 실패를 바로 잡으면 우리는 한 단계 더 높고 더 멀리 인생을 내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것은 기쁠 때는 배울 게 없지만 슬프고 고통스러움을 통해 많이 배우게 된다. 고통과 슬픔은 우리 인생을 한 단계 승화시키는 기폭제다.

승리했을 때도 크게 배우는 게 없다. 처절한 패배 가운데 자신이 패인을 생각하고 분석하여 배우는 게 많다. 그러나 실패는 우리의 자존감과 의욕까지 완전히 잃어버리게 하는 경우도 꽤 많다. 소설 ‘페스트’의 저자 알베르 카뮈는 “절망에 습관이 들어버린다는 것은 절망 그 자체보다 더 나쁜 것이다”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인생에는 고난은 있어도 패배는 없다.

흔히들 “잘 되면 내 탓이요 못되면 조상 탓”이란 생각을 “잘되면 조상 탓이요 못되면 내 탓이다”로 사고의 전환을 해야 한다. 인생에는 영원한 승리도 영원한 실패도 없다. 실패 때문에 포기해버리면 영원한 실패자가 되지만, 실패를 통해 교훈을 얻는 사람은 깊은 영혼을 가진 강인한 사람이 된다.

생각나는 일화가 있어 소개해 본다. 중국에 한 유명한 궁사가 있었다. 그는 활을 쏘면 백 발 백중 못 맞히는 법이 없었다. 중국 전역에서 그에게 활 쏘는 법을 배우겠다고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왔다. 그러나 그 궁사는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고 연습만 하라고 하는 것이다. 얼마가 지나자 그 궁사는 다만 문창호지에 바늘구멍을 뚫어 문밖에 파리 한 마리를 매달아 놓고는 “바늘구멍으로 저 파리가 황소만 하게 되어 튀어나올 때까지 바라봐라”고 시키는 것이다. 매일 그것만 바라보다 보면 어느 날 드디어 파리가 황소만 하게 보이게 되면 쏘라고 했다. 정신일도 하사불성(精神一到 何事不成) 즉 정신을 한 곳에 집중하면 어떠한 어려운 일이라도 성취할 수 있다는 가르침을 준 것이다.

인생은 정해진 법칙대로 굴러가는 법이 없다. 살다 보면 벌어지는 일들을 수습하게 되고 새로운 가능성과 새로운 길을 찾게 된다. 우리는 언제나 변화에 대처해 왔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왔다. 우리가 수영에 아무리 익숙해도 바다에 빠졌을 때 한 가지 사는 방법을 바다에 익숙한 사람들은 잘 안다. 누운 채로 몸에 힘을 쭉 빼고 편안한 자세로 있는 것이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심 때문에 힘을 뺀다는 것은 빳빳하게 힘을 주는 것보다 수백 배는 더 어렵다. 하지만 살기 위해서는 힘을 빼야 한다. 그리고 몸이 스스로 떠오를 때까지 자신을 가만히 두고 서서히 떠오른 다음에 주변에 붙잡을 것을 구하고 땅(육지)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여 나가야 살 수 있다.

양지에서 자란 나무는 태풍이 한번 지나가면 넘어지기 쉬우나 바위틈에서 힘들게 자란 나무는 웬만한 비바람에도 넘어지지 않는다. 우리 인간도 고통과 고뇌를 모르고 성공한 사람은 한 번 넘어지면 일어나기 힘들지만 수많은 고통을 이겨내며 성공한 사람은 넘어져도 곧바로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능력이 있다. 인내와 영혼을 노래한 영국 시인 윌리엄 어니스트 헨리의 “나는 내 운명의 주인이며, 내 영혼의 선장이다.”라는 시 구절은 우리에게 무한한 희망을 준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은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점이다. 과거의 성공을 내려놓고 현재의 일을 붙잡는 것이 성공의 기술이다. 성공은 과거와의 결별에서 온다. 성공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하찮은 일이라고 기피 하는 일에서도 즐기며 성과를 창출한다. 항상 더 나은 방법을 고민하며, 지금 하는 일에서 배우려 하며, 그 과정 자체를 배운다. 자신의 일이라면 그 누구보다 깨끗하고 신속하게 즐겁게 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지난 2020년 여름에 겪은 일을 소개하면, 국방전우신문사에서 논설위원 일을 마치고 용산역 ‘용사의 집’ 근처 식당에 점심식사를 하러 들어갔다. 먹고 싶은 메뉴를 주문하니 그 메뉴는 오늘 재료가 떨어져 식사가 안 된다고 종업원이 말해 난감해하고 있는데 주방장(주인)이 듣고 주방장이 대체 메뉴를 만들어 드릴 테니 앉으시라는 것이었다.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주방장께 식사 잘 했다며 “사장님은 남다르시다”고 칭찬을 해드리면서 “입소문을 많이 내드리겠다”고 하면서 “성공하세요”하니까 “저도 오랜 음식점 경영을 실패하면서 깨달았다”면서 매우 고마워하는 사장님의 인사를 받으며 음식점을 나왔다. 찾아온 손님을 놓치지 않으려는 사장님의 적극적인 행동이 고객에게 감동을 준 것이다. 돈을 많이 번 사람들, 크게 성공한 사람들, 자기의 꿈을 실현한 사람들은 ‘시점이 다르고 행동이 다르며 고객에게 주는 감동’이 남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 인생이란, 가다가 넘어지는 아픔 속에서도 무엇인가를 찾아서 그것으로 다시 일어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다. 실패한다는 것은 다시 일어 설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다. “실패하느냐 실패하지 않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패했을 때 다시 일어서는 것이 중요하다”는 빈스 롬바르디(Vince Lombard)의 말을 되새겨 본다.

희망의 선택지가 있다는 것은 우리 인생의 축복이다. 오늘의 패배가 내일의 승리를 위한 주춧돌이 된다는 점을 명심하여 실패했다고 포기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다시 해나갈 용기만 있다면 성공은 이미 나에게 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