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태 인 박사

국방전우신문 논설위원

  미국 제46대 대통령 조 바이든(Joseph Robinette Biden Jr.)이 2022년 5월 20일 대한민국을 방문했다.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 장병, 우리 한•미가 공동으로 같이 나란히 싸워서 지난 70년 동안 한반도를 수호했을 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와 공동의 번영을 추구할 수 있었다”며 한•미 동맹의 구호인 ‘함께 갑시다(We go together)’를 외치며 건배를 제의했다. ‘같이 갑시다’는 6•25 한국전쟁 당시 백선엽 장군이 맥아더 원수에게 한 말이었다. 백선엽 장군과 맥아더 원수의 처절했던 6•25 한국전쟁 당시를 되새겨 보며 발전된 대한민국이 앞으로 G2 국가로써 위상을 제고하는 기술, 경제, 가치, 제도의 동맹으로 가는 길을 공고히 하여야 하겠다.

대한민국 국군은 북한 인민군의 남침으로 6•25전쟁 한 달여 만에 낙동강 전선까지 밀렸다. 한국군 부대로는 유일하게 미군에 배속된 육군 1사단은 백선엽 장군(1920~2020)이 사단장이었다. 1950년 8월 21일 한국군 1사단 앞엔 북한군 5개 보병사단이 대치하고 있었다. 경북 칠곡군 가산면 다부리에 배수진을 쳐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고 그 전투가 유명한 ‘다부동 전투’다. 백선엽 장군은 “그날 아침 한국군이 반격하기로 돼 있었는데 북한군이 먼저 공격을 가해 왔다. 미8군 사령부에서 항의 전화가 걸려왔다. ‘도대체 한국군은 싸울 의지가 있느냐?’는 질책을 하고 있었다. 백장군은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해 지프를 몰고 전방으로 나갔다. 확인해 보니 그게 사실이었다. 병사들은 축 처진 모습으로 후퇴하고 있었다.” 그때 백선엽 장군은 “내 말 잘 들어라. 우리는 여기서 한 발자국도 후퇴할 곳이 없다. 물러서면 대한민국은 망한다. 우리와 같이하는 미군들은 우리를 믿고 싸우는데 우리가 먼저 후퇴하다니, 이게 말이나 되느냐. 내가 앞장설 테니 나를 따르라. 내가 적을 무서워해 후퇴하거든 나를 쏘아라.”며 ‘필사의 사수전’으로 한국 전쟁사에 길이 남는 ‘다부동 전투’에서의 승리로 반격이 시작 되었다. 그 기세를 업고 백선엽 장군이 이끈 한국군 제1사단이 10월 19일 가장 먼저 평양에 입성했다. 지금도 경상북도 칠곡군 가산면에 있는 ‘다부동 전적기념관’ 근처에 한국 전쟁 중인 1951년 4월 1일 6•25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의 ‘다부동 전투’에서 조선인민군 3사단을 격멸한 전승기념으로 ‘백선엽 호국구민비’가 설립되어있다. 그 당시 다부동이 함락되었으면 대구가 북한군 지상화포의 사정권에 들어가 대한민국의 운명은 풍전등화의 상황이었기 때문에 다부동 전투는 대한민국 전승사에 기록되어 있다.

그 후 일본 도쿄에서 전쟁을 지휘하던 유엔군사령관 더글러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 1880~1964년) 원수가 한국 전선을 시찰에 나섰다. 맥아더 원수는 백선엽 장군을 찾았다. 그때 백선엽 장군이 맥아더 원수에게 한 말이 ‘같이 갑시다(Gatchi Gabsida)’였다. 이 역사적인 장면을 돈 스티버스(미국 화가)가 스케치해 그린 그림이 현재 미국 시카고 ‘프리츠커 군사 박물관(Pritzker Military Library)’에 보관돼 있다. 2013년 8월 29일 주한 미 육군은 배선엽장군을 미8군 명예 사령관으로 임명하였다. 미 육군은 백선엽장군이 한국전쟁 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부터 대한민국을 방어하는 데 탁월한 업적을 인정하여 지금도 미국에서 가장 존경 받는 한국군 장군으로 추앙 받고 있다. 백선엽장군은 1953년 5월에 미국에 건너가 한미동맹의 초석을 마련했다. 그가 아이젠하워 대통령에게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설득해 성공시킨 것은 ‘신(神)의 한 수’였다. 지금도 역대 주한 미군 사령관들은 그를 ‘맥아더 같은 신화이자 전설’이라며 존경하고 있다.

백선엽 장군은 한국 전쟁이 한창일 때 ‘다부동 전투’와 38선 돌파 작전 등 결정적인 전투를 지휘한 공로를 인정받아 1953년 약관 33살의 나이로 한국군 최초로 대장으로 진급했다. 백선엽장군은 ‘6•25 전쟁 영웅’ ‘호국의 별’ ‘국군 최초 대장’이라는 추앙을 받으며 2020년 7월 10일 100세의 나이로 우리 곁을 떠났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조선을 지켰다면 6〮25 전쟁 때는 백선엽 장군이 대한민국을 구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백선엽 장군은 지리산에 숨어든 빨치산(공산 게릴라)을 토벌하는 책임자로 있었다. 국군의 지리산 공비토벌 작전으로 살던 마을이 완전히 불타 오갈 곳이 없고 부모를 잃은 고아들을 백장군이 세운 보육원(백선고아원)에서 자라게 해주었다.

미국이 최강국이 된 데는 나라 위해 목숨 바친 군인들을 영웅으로 예우하고 있는 애국정신에 기인하고 있다고 본다. 2021년 6월 15일에 타계한 미군 중위 윌리엄 펀체스는 6〮25 전쟁의 마지막 미군포로로 휴전협정 2개월 후인 1953년 9월 6일 ‘마지막 포로’로 귀환했다. 1038일 만에 자유의 품에 안겼다. 미국 정부는 펀체스에게 퍼플 하트 훈장을 수여했고, 2018년 민간인 최고 등급의 팔메토 훈장까지 수여했다. “조국은 당신이 돌아올 때까지 결코 잊지 않겠다’는 미국 국방부의 표어만 보아도 미군들의 전투에 임할 때 그들의 사기와 애국정신을 더한층 고양시키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6•25 전쟁 영웅이자 창군 원로인 백선엽장군은 스스로 자신이 죽으면 ‘대전 현충원’에 안장해달라고 말씀하셨다. 그는 ‘대전 현충원’에 2020년에 7월 15일 대한민국의 존립을 가능케 한 전투를 승리로 이끈 구국의 영웅으로 영면해 계신다. 2021년 7월 9일 백선엽장군의 1주기 추모식이 6〮25 전쟁 최대 격전지인 경북 칠곡군 가산면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정부가 아닌 한미동맹재단(회장 정승조 전 합참의장)과 주한미군전우회(회장 빈센트 브룩스(Vincent Keith Brooks) 전 주한미군사령관) 공동 주최로 초라하게 거행되었다. 전 한미연합사령관 버웰 벨(Burwell Baxter Bell) 장군은 추모식 메시지에서 “저는 항상 백선엽 대장을 미국의 조지 워싱턴 장군에 비유해왔다”며 “워싱턴 장군은 미국이 자유를 찾는 데 기여한 존경 받는 고위 군사 지도자였고, 백 장군이 대한민국과 국민을 지켜낸 것과 같다”고 했다.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우리는 그를 전쟁 영웅 그 이상으로 존경한다’며 “백선엽 장군이야말로 대한민국을 위해 일생을 바친 진정한 애국자였다”고 애도를 표했다.

한미동맹은 대한민국이 고속 경제성장을 이루는 데 크게 기여했다. 또한 대한민국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유지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방한 중인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Mike Pence, 2017.01~2021.01)은 2022년 3월 25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규탄하며 이는 한미동맹을 더 강하게 만들뿐이라고 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아들이다. 그의 선친인 에드워드 펜스는 한국전쟁 당시 미 육군 소위로 참전했으며 포크촙힐 전투에서 세운 공로로 무공훈장을 받았다. 1953년 7월 27일에 체결된 휴전협정을 앞두고 경기도 연천 천덕산 고지에서 미군과 중공군 사이에서 3개월 동안 펼쳐진 싸움이 포크촙힐 전투다.

세계 경제 대국이 된 대한민국은 조국을 위해 피 흘려 싸운 전몰•참전용사들을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더 나가 정부가 앞장서서 군에 대한 존중과 감사를 국민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군사력이 아닌 대화로 나라를 지킨 경우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미국 국방부의 표어가 되새겨지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이 아니길 바란다. 자유와 평화는 거저 오지 않는다(Freedom and Peace is not F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