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태 인 박사

국방전우신문 논설위원

강원도 오대산은 해발1,563m의 비로봉을 주봉으로 호령봉, 상왕봉, 두로봉, 동대산의 다섯 봉우리 아래 월장서, 상원사를 비롯하여 수많은 사찰이 있는 산이다.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8.8km의 선재 길이 있다. 조선시대 임금들도 더위를 피해 산을 자주 찾았는데 특히 세조는 오대산 계곡과 상원사를 즐겨 찾았다. 선재 길 산책은 현대인들이 일상생활에서 부딪치는 정보 홍수로 받는 스트레스를 힐링하기 위해 불자들이나 불자들이 아닌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걷기 좋은 길이다. 마음의 어지러움을 가라앉히고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데는 산책만큼 좋은 것이 없는 것 같다. 천천히 걷는 동안 우리 뇌에는 학습과 기억을 다루는 부분의 혈류가 늘어나며 짧은 시간의 산책만으로도 주의력이 높아지고 기분이 좋아진다는 미국심리학회 연구 결과가 있다.

상원사에서 내려오는 선재 길에는 사시사철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상원사에 참배를 올리기 위한 불자(佛子)들이나 연꽃을 닮은 오대산의 산세를 담으려는 등산객(登山客)들을 가리지 않고 쉼터가 되어 주는 길이다. 좀 더 내려오면 단풍나무 길이 아름답고 전나무 숲 우거진 곳에 월정사(月精寺)가 있다. 월정사로 들어가려면 전나무 숲길을 넘어야 하는데 일주문부터 대략 1km의 S자로 굽어있는 소슬한 산책길이 너무도 아름답다. 캐나다 학자 마크 베르만은 “숲속을 거닐 면 인지능력이 20% 더 향상되고 숲의 녹색 덕분에 뇌의 알파파가 잘 분비되어 마음이 편안해 진다”고 한다.

법정스님의 ❮무소유❯에 “미워하는 것도 내 마음이고 고와하는 것도 내 마음에 달린 것이다”라고 하셨다. 이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로 마음에 맺힌 것을 풀고 그 과정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심화시키는 산책코스로 오대산 산재 길이 좋은 것 같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욕심에서 생긴 삿된 마음을 내려놓고 진리의 세계를 추구하기 좋은 전나무 숲길을 지나 선재 길까지 걸어보자. 마음을 발바닥에 집중하게 되면 열을 심장과 가장 먼 발까지 내려줄 수 있어 육체적으로 건강해지고 신체가 건강해짐으로써 바른 인격이 형성되는 일거양득이 된다.

지금까지 바쁘게 살아온 시간을 잠시 내려놓고 천천히 선재 길을 산책하게 되면 여러분은 대지와 교감하며 소통하는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산책길은 필자도 디지털 혁명시대를 살아가면서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와 코로나19로 쌓이는 우울 감을 산책하며 온갖 번뇌를 내려놓고 힐링 공간을 찾아 삶의 여유를 찾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