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은 기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

합참 자문위원/국방전우신문 논설위원

대한민국 합동참모본부는 군령과 국방정책 수립에 있어 대통령과 국방부장관을 보좌하고 각 군과의 협조체제유지와 합동작전수행 등 군의 총괄적인 문제를 협의하고 지휘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합동참모본부의 기본임무다. 합참은 육•해•공군•해병대 각 군의 작전 지휘권을 통합한 군의 최상위 조직이다. 요즘 합참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몇 가지만 간추려 본다.

첫째, 연결성과 통합성이 중시되는 시대환경 때문이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일컬어지는 신기술 신문명의 특징은 연결과 융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 필수적이다. 각 조직이 고유의 전문성을 지니되 상황발생 시 즉각 통합적으로 대응해야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고 위기대응도 가능하다. 연결과 협업이 사회 모든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육•해•공군•해병대는 각 군의 특성과 전문성, 조직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군별 칸막이가 존재한다. 각 군의 특성은 존중하면서 이를 연결하고 통합 조정하는 것은 합참이 맡아야 한다. 세계최강 미군도 최근 합동성과 협업성을 통한 역량강화를 핵심 발전과제로 삼고 있다.

둘째, 중장기적 계획의 중요성 때문이다. 세상이 급변하다보니 각 군과 예하부대는 현재 상황 대응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그러나 중장기적 환경을 예측하고 미리 대응하지 않으면 안보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 합참의 기본 임무 중에는 장기군사전략기획 및 군 구조기획이 들어 있다. 예를 들어 지금 인구절벽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과학적 통계적 예측이 가능하다. 이 문제는 군 전체입장에서 지금 대응책을 세우지 않으면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

셋째, 우주 군에 대한 대응이 중요하다. '우주를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세계는 우주경쟁 뉴스페이스 시대로 접어들었다. 지금 우주에는 약 2,500여개의 위성이 떠있는데 그중 1,500여개는 미국위성이다. 미국이 우주강국인 것이다. 위성은 정찰위성, 기상위성, GPS위성 등 다양한 기능을 지니고 있다. 위성이 파괴되면 통신도 마비되고 자율주행차도 마비된다. 민간기업도 우주산업으로 속속 뛰어들고 있다. 미래 핵심 성장산업이다. 우주선개발 위성제조는 물론이고 우주관광, 우주호텔 우주과학실험 등이 추진되고 있다. 최근 중국이 우주굴기를 선언하고 계속 위성을 쏘아 올리자 미국은 안보동맹 경제동맹에 이어 우주동맹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세계최초로 육•해•공군•해병대와는 별도로 우주 군을 창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규모나 예산 등 여러 제약 때문에 당장 우주 군을 독립시킬 수는 없지만 전군차원에서 우주경쟁과 우주전쟁에 대비하여야 한다. 현재 합참이 이 업무를 맡고 있다.

넷째, 급변하는 안보환경의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북한은 핵무기를 통한 위협을 계속하고 있고 새로운 미사일 개발 등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 사이버 전쟁 등 신기술 전력도 계속 강화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시대에서 실감하듯이 세균전 또한 강력한 위협요인이다. 북한의 군사동맹국인 중국의 경제력 급상승과 군사전력강화도 중요한 안보요소이다. 미국과 중국의 대결구도로 인한 안보환경변화도 수시로 상황점검을 하여야한다. 이러한 상황을 분석하고 대응하는 것은 각 군의 역량을 모아 합참이 수행하여야 한다. 합참은 대한민국 국방안보의 핵심주체이다.

다섯째, 민관군 협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방안보 요소와 자원을 군이 독점하던 시대는 끝났다. 중동에서 벌어지는 군사작전은 요즘 미국 본토에 있는 상황실에서 지휘한다. 여기에는 현역군인뿐만 아니라 민간인 기술자들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오늘날 민간분야가 가지고 있는 빅 데이터나 AI기술이 군을 뛰어넘기 때문에 민•군 협업을 하는 것이다. 우주선을 발사하고 위성을 쏘아 올리는 것은 민•관•군이 모두 참여해야 가능하다. 이러한 민•관•군 협업시대에 각 군을 통괄하여 대표하는 합참이 종합기획하고 조정업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국방업무는 결코 수월한 일이 아니고 한 치도 방심할 수 없는 일이다. 새해 들어 최전방 육군 22사단 경계철책을 넘어 월북하는 일이 벌어졌고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인 공군 F-35A가 동체 착륙하는 비상상황이 있었다. F-35A기의 동체착륙은 세계최초의 일이다. 공군 F-5E 조종사가 임무 수행 중 순직하는 안타까운 일도 발생하였다. 또한 북한이 마하10 전후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하는 긴급 상황이 발생하였다. 모두 국방관련 중대하고 예민한 상황들이다. 각 군을 지휘하여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일은 합동참모본부가 담당하여야 한다.

군사 업무는 일반국민이 실감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그러나 국방 안보 없이는 자유도 평화도 번영도 없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다. 군이 잘못하거나 기대에 미흡할 때는 국민이 비판도 하고 질책도 해야 한다. 그러나 묵묵히 나라를 지키는 군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일 또한 중요하다. 군은 기본임무 수행을 통해 국민의 사랑을 받고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군대 다녀 온 사람들은 각자 모군이 있다. 스스로 육•해•공군•해병대 출신이라고 밝히고 강한 자부심이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을 지키는 국방안보의 보루 합동참모본부가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새해에도 합참이 대한민국 국방안보를 위해 완벽한 군사대비 태세와 첨단군사역량 강화에 최선을 다해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