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택 수
국가유공자/월남전참전 안양지회


정의롭고 선한 자에게 주는 ‘중용지도’ 이야기


우리는 보통 ‘중용지도(中庸之道)를 지키라’는 말을 많이 쓴다. 공자의 ‘중용’에 있는 말로 ‘중(中)’은 천하의 올바른 ‘도(道)’이고 ‘용(庸)은 천하의 정해진 이치(理致)라는 해석을 담고 있다. 그런데 사례를 들기 전에는 그 해석이 얼른 이해하기 쉽게 떠오르지를 않는다.
  ‘불편불기 무과불급(不偏不기 無過不及)’이라는 말도 함께 있다. ‘편중되지도 않고, 의존함도 없으며, 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고’라는 뜻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보통 ‘중(中)’이라면 양쪽이 다 ‘무난하다’는 평을 듣는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으나 다음의 사례를 예로 들어보면 ‘중용지도’가 생활 속에서 실천이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예>
  아버지가 아들 두 사람을 불러 재산을 나눠주려고 하는데 두 사람의 환경이 다른 상태에서 ‘중’의 판단이 어려웠다. 예로 1만원의 돈이 있을 때 5천원씩 나눠주면 그것은 ‘중’이라 만족할 것 같은데 그것이 아닌 것이다. 동생은 어려서부터 다리가 불편한 생활을 해왔다. 이에 적용되는 ‘중’은 어디일까? 여기서의 ‘중용지도’는 동생의 불편함을 감안하여 형 30, 동생 70이 지혜로운 ‘중’이 되는 것이라는 판단이다. 지혜를 모은 중요한 판단이다. 아버지는 그렇게 유산을 정리했다.
  우리는 이 세상을 살면서 ‘중(中)’과 공평성을 쉽게 이야기하지만 ‘중용지도’를 지켜가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알게 되면서 그 뜻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게 된다.
  우리의 삶을 통한 모든 변화들을 ‘중용’의 잣대로 재어보는 일은 여간 지혜로움이 없으면 어려운 일이다. ‘똑 같이 나눔’의 안이한 생각  보다는 보다 지혜롭게 사물을 판단하고 이웃에 사랑의 손길을 펴며, 누가 보아도 기울지도, 지나치지도 않은 판단과 자세, 그래서 ‘중(中)’은 천하의 올바른 ‘도(道)’이고, ‘용(庸)’은 정해진 ‘이치(理致)’라고 한 뜻을 알듯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한 마리의 제비가 왔다고 해서 봄이 왔다고 할 수는 없다”고 했다는데, 여기서 ‘중용’은 어떻게 설명될 것인가 고민이 앞선다. 두뇌의 훈련, 지혜로움의 번쩍임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탈무드(유대인의 聖典)에서 ‘중용’의 사례도 하나 찾아본다.
  병정들이 길을 행진하고 있었다. 길 오른 쪽에는 눈이 내리고 빙판 길이었다. 그리고 길 왼쪽은 불바다였다. 만일 그 병정들이 오른쪽으로 가면 얼어버리고, 왼쪽으로 가면 불에 타게 된다. 그렇다면 길 중간은 따스함과 서늘함이 적당히 화합된 곳이 될 것이다.
  ‘중용’은 그래서 많은 지혜를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다. 정의롭고 선한 자에게만 주는 선물이랄까, 생활철학의 중요한 요소를 강조해주는 유익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