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조(1369~1439)의 자는 중통(仲通), 호는 경암(敬菴), 본관은 하양(河陽)이다. 1390년 공양왕 경오년에 문과에 급제하였고, 이어 조선의 태조가 왕의 자리에 오름에 좌보관(左輔關)이 되었다가 조금 뒤에는 다시 봉상사승(奉常寺丞)의 자리로 진입 되었던 것이다.

1460년 정종 경진년에는 외적으로 나가 완산판관(完山判官)이 되었는데 그는 이때에도 청렴결백을 스스로 자부하여 조촐하기 그 지 없었으며, 굳세고 밝은 지혜로 모든 일을 잘 처리하여 나갔다.

때마침 정부에서는 이조정랑(吏曹正郎)의 자리가 비게 되었는데, 태종은그 인선에 있어서 의외로 어려움에 부딪히자, 마침내는 친히 정부 신하들의 명부를 들춰가며 하나하나 점검해나가다가 허조의 이름을 보고는 “얻었노라!”하고 그를 임명하였다는 것이다.

이조판서가 되어 매일 인재를 전형하여 등용할 때에는 고려 및 본조(本朝)의 명신(名臣)으로서 절개를 지키다 죽어간 후손들과 중앙과 지방에서 천거한 효자 순손(順孫)을 하나도 빠짐없이 등용했다. 그의 벼슬은 좌의정에까지 올랐다.

그는 또한 평생 동안 살림살이를 일삼지 아니했으며 의복은 언제나 검소했다. 그리고 흉년이라도 만나게 되면 그는 이를 매우 가슴 아파하여 스스로 눈물을 흘리면서, “아무런 음식이라도 괜찮다. 내 무슨 마음으로 배부르기를 바라겠는가!” 하고는 온 가족과 같이 죽을 먹었다 한다.

< 出 世宗實錄 朝野集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