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아오자이’전우 작가가 살아 계시다면 만나 뵙고 싶다. 어쩌면 그렇게 월남파병생활 동안 생활체험에서 온 깊은 감동과, 때로는 질책의 숭고한 마음을 담은 글을 시 작품으로, 기록으로 남겨 볼 수 있도록 하려는 마음을 깊이 간직하고 계셨었는지 묻고 싶고, 참으로 그것이 궁금하다.

그러한 노력이 참전 60년이 넘은 지금, 그나마 자료로 남아 필자가, 혹은 동기일지도 모를 전우님의 정신과 그 위대하신 헌신노력이 담겨있는 발자취를 음미하고 이어 기고 있는 것이, 어찌 보면 둘이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운명의 동반 전우’가 아니었던가? 나름대로 생각을 하며 시집을 든다. 그리고 마음은 잔잔히 녹차 향(香)을 음미하며 책 페이지를 넘겨본다.

적의 접근 경계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부비트랩, 이것에 대한 시인의 시각은?

부비트랩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접근을 막고 전투력을 약화시키는

부비트랩, 안전핀을 반쯤 뽑아 줄로 이어놓은 인계철선 식

수류탄, 저들의 경우는 ‘물소 똥’ 바른 죽창(竹槍)의 함정,

밟으면 터지는 압력 식, 밟았다가 떼면 터지는 압력 순발 식

지뢰 등 등.

“쉴 때 반반한 돌 위에 앉지 마라, 나뭇가지에 몸을 기대지 마라,

의심나는 곳은 다시 살피라”

현장에서 항상 들어온 주의 사항으로, 시인은 기록하면서도 한마디 유모어를 잊지 않는다. 그 다음 글에서 “너무도 잔소리가 많은 사람의 목소리”를 부비트랩으로 비유했고, 그것이(잔소리) 심하면 “우리를 따라다니는 부비트랩”이라는 표현을 써 웃음을 생성케 한다.

월남은 정글이 항상 습하고 지열이 있어 뱀, 독충 등이 많다. 이중 전갈은 더욱 견디기 어려운 생명체이다. 어쩌다 거리에서 보면 시내 점포에 뱀과 전갈을 담근 술을 흔히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정글상황의 설명은 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