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병 용사의 날’ 지정을 계기로 본 정부의 그동안 참전용사에 대한 예우는 ‘너무 미흡’했다는 지적이 보훈학회 교수들이 참여한 학술회의에서 나왔다. 국내 보훈학회 교수들은 “월남전참전유공자들에 대한 국가의 보살핌이 ‘너무 미약’하며, 만성질환과 특별한 소득원이 없어 노후지원에 대한 정책지원이 시급하다”고 학술회의에서 밝혔다.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회장 이화종)는 1일 서울 공군회관에서 윤상현·구자근 국회의원, 국가보훈처 보훈단체협력관, 참전자회 중앙회 임원과 전국 지부장·지회장 등 2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월남전참전자 명예선양 학술회의’를 개최하고 △회원복지 욕구를 반영한 특화된 요양서비스 제공 방안 △월남전 참전 기념사업의 활성화 방안에 대한 학회 조사·분석·향후 방향 등에 대한 학술토론 회의를 가졌다.

회의는 국민의례·내빈소개·개회사·축사·학술회의 진행 및 질의응답 순으로 이어졌으며, 윤상현 국회의원(국민의힘/인천동구 미추홀구 을)은 국회 일정으로 우선 진행된 축사를 통해 “미국 참전기념 공원 기념비에는 ‘민주주의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귀한 말이 새겨져 있다. 참전용사들의 헌신 공헌에 대한 노력으로 민주주의는 이룩된 것이며, 나라는 참전용사 예우에 최선을 다하고, 국가보훈처는 국가보훈부로 바꾸어야 하고, 본인도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구자근 의원(국민의힘/구미시 갑)은 “참전용사 분들이 국가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지역의 지부·지회장님들은 지역 의원들과의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국가보훈처가 ‘일류보훈’을 만들겠다고 했으니 마음을 함께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화종 회장은 개회사에서 “KBS 국영방송은 국민영웅 참전용사들을 ‘추적’ 프로그램을 통해 양민학살자로 몰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지난 18일 이를 항의 규탄하기 위해 전국 월남전 참전 생존 전우와 유가족(미안인) 대표 등 2만5천여 명이 여의도 KBS 본관 앞 광장에 모여, 사장 및 제작진 사퇴를 촉구했으며, 참전용사들의 권리와 명예를 찾는 일에 전우들이 적극 동참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펜 앤 뉴스>가 지난 29일 진행한 유튜브 인터뷰에서도 KBS 프로 진행에 따른 ‘추상적’ 내용의 방송 부당성과 함께, 2일 여의도 63빌딩에서의 <방송인의 날> 행사에 대한 참여와 대표면담 강행, KBS 사장 퇴진촉구 집회에 월남전 참전용사와 방송언론노조, 민주시민단체 대표 등 4천여 명의 참여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강수 한국보훈학회 부회장(국방과학대학원 교수)을 좌장으로 진행된 학술회의는 ①② 섹션 별 발표와 토론으로 이어졌다.

이용재 연구원(보훈교육연구원)은 <회원복지 욕구를 반영한 특화된 요양서비스 제공 방안> 발제를 통해, 1964년 9월~1973년 3월까지 8년 8개월 동안 32만 5천여 명이 참전, 5,099명이 전사망하는 등 많은 피해를 입었으나 이를 잘 활용하여 정치·경제적으로 국제사회에서 우뚝 설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오늘날 우리가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살 수 있게 되는 등 국가발전을 위해 기여도가 컸음에도, 월남전 참전유공자들에 대한 국가의 보살핌은 기대와는 달리 ‘너무 미약’하고, 전우들은 ‘만성질환’과 특별한 소득원이 없이 지내고 있는 대상자가 많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현재의 보훈대상자로서의 만족도는 1.1~5%에 그치고 있으며, 의료기관 이용은 보훈병원 63.9%, 일반 병·의원 54.5%, 위탁병원 40.2%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요양시설 별 입소 의향에 대해서는 월남전참전유공자 전문요양원 85.7%, 보훈요양원 63.3%, 장기요양 시설 54.7% 순으로, 전문요양원 건립이 절실함도 지적했다. 보훈 가족들의 건강상태는 전체 4점 기준으로 볼 때 유공자 2.25, 미망인 2.21로, 만성질환은 12개 중 유공자 4.02개, 미망인 3.58개를 가지고 있고, 참전유공자 중 외상 후 스트레스(PTSD) 장애도 크다고 했다. 전문요양원 필요성 조사 결과로는 응답자의 85.7%가 입소 의향을 나타내고, 추세는 점점 높아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요양원 지원 대책으로, 월남전참전자회에서 한국노인장기요양기관협의회와 연도별 요양소요 인원에 대한 협약체결과 근거리 위치 요양원 및 재가(在家) 노인 복지시설 활용도 방안이 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전문요양원 건립을 추진하고, 2030년 기준 요양업소를 목표로 하되 예산확보가 관건이라고 했다.

제1 주제에 대한 토론에서 이영자 소장(한올사회과학연구소장/사회복지학 박사)은, 참전용사들이 고령화와 생활고 등에 따라 보훈 지원시설이 각별 한 때에 오늘의 학술회의는 매우 효과적이며 유익한 가운데 ① 전문요양원의 설립과 고향을 떠나기 싫은 심정에서 지역별 요양시설의 잠정적 공동 운영 ②기존 시설의 신뢰성과 경험에서 갖는 편리성 등의 실질적 지원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제2 주제인 <월남전 참전 기념사업의 활성화 방안> 발제 발표자인 하태수 교수(경기대학교)는 △지금까지 각자 성격에 따라 별도로 활동해 온 월남전참전 관련 조직들을 함께 아우르는 통합된 ‘월남전 참전 기념재단’ 설립 운영이 필요하고 △월남전 참전 관련 독자적인 ⌜특별법⌟ ⌜특별규정⌟을 제정하여 기념관·기념사업 추진과 월남전 참전 관련 ⌜비하 발언자 처벌⌟등을 명시적으로 규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하태수 교수는 기념일 제정에 대해서는, 한·베 관계를 고려해서 ‘월남전 참전 기념일’이라 하지 못하고 있으나, 미국은 2017년에 ‘미군 철군의 날’을 기점으로 ‘베트남 참전용사의 날’을 제정한 예를 참조하여 전투부대 철군 날짜를 기준으로 ‘월남전 참전 기념일’을 제정, 베트남과 평화 관계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월남전의 추억과 정신을 길이 전하는 기념관이나 역사교육장 건립은 강원도 화천군 오음리의 파병 전 교육장 부지에 기념관을 건립, ‘월남전 참전 기념사업재단’에서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 교수는 또 월남전 참전기념 현충 시설 등도 타 보훈단체보다 훨씬 부족한 사실이 자료를 통해 나타났으며, 시설조정도 새롭게 하여 전국 기념탑기념비 등 현충 시설 확장의 필요성이 인정되고, 국립호국원을 현충원과의 ‘차별화 오해’가 없도록 국립현충원으로의 ‘통일 안’ 방안도 설명했다.

류상일 교수(동의대학교)는 토론에서, 여론 주도세력인 MZ 세대(20~40대)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인터넷 활용 프로그램으로 가상체험 등의 공간 활용과 연계하는 기념사업,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안전체험관 운영, 그리고 ‘국가영웅 참전유공자를 돕는 기업’이라는 긍지와 위상 속에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 운영’ 기회가 주어지는 일이 중요하다고 발표했다.

이강수 좌장은 정리 발언에서 △현재 운영 중인 노인회 전문요양원의 겸용병행도 필요하나 재가복지도 활발히 진행되기를 바람 △참전기념일은 당시 국방부가 ‘평화’ 로고 사용을 강조했는데 ‘평화’는 ‘전쟁참여’와는 맞지 않아 고려되어야 함. 특히 기념일 제정은 전체 상황의 정립과 역사를 정리한다는데 의미가 있고 중요한 일로 깊은 생각이 필요함 △기념관 등 시설은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며, 이번 연구자료들이 법제화 정책 등에도 많은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정책실현에 노력하면 반드시 좋은 효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화종 회장은, “MZ 세대 활용을 위한 발제는 대단히 유익한 내용이었으며, ‘월남전 참전, 위대한 정신’ 대국민 홍보와 참전용사를 위한 현충 시설이 타 단체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며 확충 권고를 해 준 보훈학회 교수분들의 발표는 우리에게 큰 힘이 되었으며, 명예와 권리를 찾는 일에 더욱 큰 힘을 보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발표 내용 들은 △2005년(보건사회연구원/국가유공자 및 제대군인 생활실태 및 복지욕구 조사자료) △2009년(보건교육연구원/의료분야와 노후생활 준비조사 자료) △2018년(보건사회연구원/국가보훈정책 분석과 개선 사항 연구조사 자료) △2021년(월남전참전자회/월남전 참전유공자의 복구요구 조사 자료)등을 중심으로 보훈 분야별 전문교수들에 의해 분석, 발표된 최상의 학술회의이다.

안금두 월남전참전자회 복지사업국장은 학술회의 후 “최상의 학술회의를 통한 학회의 자료 분석과 권고, 발전적인 제안 등에 대해 감사를 드리며, 월남전참전유공자분들의 예우와 복지, 단체의 위상을 높이는 일에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구교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