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전참전용사들과 방송언론노조, 자유언론 시민단체 등 27개 단체 대표와 회원 4천여 명은 2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광장에서 ‘공영언론사장 퇴진 촉구 규탄집회’를 열고 국가영웅 참전용사들을 ‘양민학살자로 몬 KBS 사장과 제작진 퇴진’을 촉구했다.

KBS노동조합 이영풍 정책실장 사회로 오후 5시부터 진행된 63빌딩 앞 광장집회에는 월남전참전자회와 고엽제전우회 서울·경기지부 산하 임원 및 회원, KBS를 비롯한 4개 방송 노조, 자유언론 국민연합, 행동하는 자유시민 등 27개대표와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의례·내빈소개·퍼포먼스·대표단 발언·투쟁구호 제창·공영언론단 사장면담 호소문 전달·최도은 가수의 군가제창·63빌딩 일주 시위 순으로 이어졌다.

월남전참전자회 이화종 회장은 대표단 발언을 통해 “우리는 국가영웅들로, 나라를 위해 58년 동안 어려움 가운데서도 희생·봉사정신으로 살아오는 동안, KBS방송은 참전용사들과 유가족(미망인)들의 생계보호를 위한 국가보상과 복지에 대해 한마디도 없다가, 재판기일 하루 전에 참전용사들을 ‘양민학살자’로 몰아 편파방송·거짓방송으로 참전용사들의 가슴에 불을 지르고 명예훼손을 한 KBS 대표와 제작진은 즉각 사퇴하고 사죄할 것”을 촉구했다.

이 회장은 “억울하고 원통해 참을 수 없으며, 전국 참전용사들은 앞으로 전국 방송사 앞에서 항의시위를 계속하고, 프로그램 제작자들에게는 책임을 물어 형사고발과 방송심의위에 평등·형평성 위반 심의 신청, 명예훼손과 손해배상 20억 원 청구, 관계자 재산 압류조치 등을 즉각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참전용사와 유가족(미망인)의 후생 복지, 명예와 권리 찾기, 국가 공헌에 대한 보상, 폄훼방지 법적조치 등을 위한 ‘월남전참전자 예우에 대한 보상특별법’ 제정을 목숨 걸고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KBS노동조합 허성권 위원장과 ‘행동하는 자유시민’ 박소영 대표는 “수많은 참전용사 분들이 목숨을 잃고, 큰 희생과 공헌으로 세계 10대 강국의 기초를 이룩하신 국가영웅들을 그것도 국영방송 프로그램에서 균형·평등 진행을 하지 못하고 편파방송으로 물의를 빚은 일은 규탄 받아 마땅한 일이며 책임자들은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도은 가수의 ‘태풍 속으로’와 ‘월남에서 돌아온 김 상사’ 노래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집회 참가 대표단들은 월남전참전자회 이화종 회장과 KBS노동조합 허성권 위원장을 선두로 하여 항의 피켓을 들고 63빌딩 내 ‘방송인의 날’ 기념행사장으로 진출, 면담과 호소문을 전달하려 했으나 경찰의 저지로 가벼운 몸싸움 속에 구호제창 후 대표단은 철수했다.

집회참석 전우들은 풍물패의 뒤를 이어 규탄 플래카드와 구호를 외치며 63빌딩 일주 시위를 벌인 후 일몰 직전에 현장을 떠났다.

“혼란한 시대, 태풍 속으로, 우리는 두려움 없이, 주저 없이 들어간다”

최도은 가수가 집회 참가자들을 위해 부른 노래 가사가 귀에 생생히 남아돌고 있는 시간에, 서울지역 전우들은 늦게까지 현장을 돌며 환경을 수습하는 수고의 모습이 보였다. 구교득/김명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