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자 : 2023년 6월 1일 광고문의 즐겨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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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단편소설 1 / 작가 김성렬 한국문인협회
작성자 kookbangco




짜빈동 전투

 

인수는 업무 차 귀국했던 길에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엘 들르기로 했다. 아내와 아이들도 함께 왔어야 하는데, 이제는 아이들도 성장하여 가족이 함께 여행을 하기 가 그리 쉽지가 않다. 인수는 동작동 현충원 묘역 안으로 들어갔다. 조국을 위해 몸 바치신 수많은 영령들의 함성이 환청이 되어 들리는 듯했다. 인수는 어느 장교 묘비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해병 소령 김동식의 묘. 19681010일 월남에서 전사.”

인수는 아버지의 이름이 새겨진 묘비를 두 손으로 어루만지다가 준비해온 조화와 신문지를 펴 놓고 술잔을 올렸다. 갑자기 그 당시 기억이 떠올라 가슴이 울컥하며 두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을 감출 수가 없다.

인수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 아버지의 전사 통보서가 전해졌다. 전사 통보서를 받아 들은 어머니는 땅을 치며 통곡을 했다. 그러기는 인수도 마찬가지였다. 다시는 아빠를 볼 수 없다는 생각에 하늘이 무너질 듯이 슬펐다.

어머니는 어린 삼 남매를 부등 켜 않고 가슴속으로는 피를 토할 듯이 울부짖으며 전쟁을 저주했다. 인수의 외조부께서는 625전쟁 당시 임진강, 고랑포 전투에서 중공군과 싸우다 장렬히 전사하셨다. 그래서 인수의 어머니는 전쟁을 더욱더 증오했다.

인수의 아내 싱은 베트남 태생이다.

인수는 외무고시에 합격하여 첫 근무지가 베트남의 옛 수도 사이공 주재 한국영사관이다. 그가 처음으로 부임을 하게 되자 인수는 많은 일들이 염려되었다. 그중에서도 한때는 미군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청룡부대와 맹호부대들이 월남에 파병되어 북베트남을 상대로 전쟁을 벌였었다는 사실이다.

그 문제를 현지 국민들에게 어떻게 이해를 시키느냐는 것이 그에게는 가장 큰 과제의 하나였다. 한편으로 싱은 성격이 활달하면서도 매사에 긍정적이었다. 그는 훤칠한 키에 건강하고 매력이 넘쳐흘렀다. 그는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을 마친 우수한 재원인데다, 국가에서 시행하는 고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여 그 역시 첫 발령지가 인수가 근무하는 한국영사관이었다. 인수는 베트남의 역사와 베트남 문화를 이해하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기는 싱도 마찬가지로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싶어 했다.

그들은 퇴근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영화도 함께 관람을 하고, 주말이면 화려한 사이공 거리와 한때 프랑스 귀족들이 살았었다는 다낭의 거리를 자주 걸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가장 예민한 한국이 베트남전에 참전한 문제에 대해서는 되도록이면 서로가 빗겨 가려 조심과 조심을 거듭했다. 무엇보다도 인수는 전쟁터에서 일어나는 오해와 진실들에 대한 보도들이 인수의 마음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한국전쟁 때도 그랬다. 그런 문제들로 그들에게는 의견충돌이 간혹 있을 번했지만, 그때마다 두 젊은이들은 지혜롭게도 잘도 피해가곤 했다.

인수는 시간을 내어 사이공에 있는 야간대학에서 베트남어와 그 나라의 역사를 배우기로 했다. 그리고 되도록 싱과의 모든 대화는 되도록 베트남어로 하기로 싱과도 약속을 했다. 그러기는 싱도 마찬가지로 하루는 베트남어를 사용하고, 하루는 한국어를 사용하자고 제안을 해왔다. 그런 저런 일로 인수와 싱의 사이는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고 사랑하는 연인사이가 되었다.

인수는 휴가를 마치고 근무지인 베트남으로 복귀를 하게 되었다. 공항에 내리자 싱이 벌써 나와 마중을 하고 있었다. 싱이 달려와 인수의 손을 잡는다.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몰라요. 그리고 선물도 있고요. 무슨 선물인지 알아 맞추면 나를 안아줘도 돼요. 맞추지 못하면 인수 씨가 나를 업어 줘야 되요.”

그들은 한동안 깔 깔깔 웃기도 했다.

글쎄, 그 선물이 무엇일까. 나에게는 싱 외에는 아무것도 필요 없는데

궁금하시죠, 아버지가 기어코 마음의 문을 열어 주셨어요. 우리들의 결혼을요, 그 말을 들은 인수는 기뻐 어쩔 줄을 모른다.

그게 정말예요?”

싱은 사람들이 보거나 말거나 인수의 팔에 매달려 깡충깡충 뛰는 것이 철부지 소녀 같았다 그들은 사이공 시내 한 복판에 있는 호텔 커피숍으로 들어갔다. 아버지를 뵙는 것에 대해 의논을 하기 위해서다. 싱의 가문은 베트남에서도 유명한 무관 출신 명문가 집안이다. 그의 아버지는 에비역인 데도 투철한 군인 정신이 그대로 살아 있다고 싱이 말했다. 그는 현역시절, 호치민의 두터운 신임을 얻어 북부 월맹 군, 군수지원군 총사령관으로 베트남 통일에 지대한 공을 세워 영웅칭호까지 얻었다고 했다.

그 당시 북부 월맹군의 모든 장비와 무기 같은 군수품은 그가 총 관리를 했다. 전쟁 중이기는 하지만 그런 저런 일로 그는 많은 재산을 축적하기도 했다. 장군 출신이라 보기만 해도 그 근엄함에 상대의 기선을 제압 하고도 남는다는 사실을 싱은 자세하게 도 인수에게 들려주었다. 다음다음 날, 인수는 누이동생 인혜와 같이 싱의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기로 싱과 약속한 날이다.


인혜는 프랑스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있는 중에 시간을 내어 달려온 것이다. 그는 누구보다도 오빠의 결혼에 대해 홀로 계신 어머니를 이해시켜드리는데 앞장섰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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