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사람만이 마음을 안다” 작지만 큰 실천

월남전참전 고엽제 전우로, 15년 전에 부인을 먼저 하늘로 보내고, 홀로 외로움 속에서 모범전우로 살아온 이재봉(인천 미추홀구)전우가 1월16일 오후 3시 서울 남영동 노숙자 쉼터인 ‘드림씨티’ 선교교회(서울 용산구 동자동 43-60)를 찾아가 우연식 목사(대표)에게 120만원 성금을 전달했다.

이날 이재봉 전우는 뒤늦게 소식을 듣고 만난 기자에게 “한해를 보내며 무엇인가 ‘이웃에게 사랑의 손길을 보내야 겠다’는 생각이 떠올라 서울시에 문의하고 찾아간 곳이 ‘드림씨티’ 선교교회였으며 은행에서 현금을 찾아 선뜻 전달했다”고 했다.

우연식 대표는 “월남참전 전우께서 주신 성금은 노숙자 어려운 분들의 생활지원에 귀하게 쓰여 질 것이며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구정을 앞두고 전우의 이웃사랑, 훈훈한 정 나눔 활동을 전해들은 이웃 전우들은 “참으로 고맙고 감사한 일로 이재봉 전우에게 꽃다발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드림씨티’는 현재 노숙자들을 위한 이발과 의료시설, 예배도, 한방진료도 주3회 제공하고 있으며, 이웃 어려운 분들이 서로 의지하며 사랑하고 찾아드는 곳이다. 지난해 얼마 전에도 이재봉 전우는 서울역 앞 노숙자들을 위해 “따끈한 식사나 족발 등을 대접해 드리고 싶다”고 했으며 이날 그 계획이 ‘드림씨티’를 통해 이뤄진 것이다.

월남전참전 고엽제 피해로 건강과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부인을 앞서 보낸 마음의 쓰라림과 함께 하고 있는 이재봉 전우는, 한때 충남 서산바다 인근의 농ㆍ어장에서 남 못지않은 생활로 힘을 키우고 있던 중 유조선의 기름유출로 어장은 망가지고 피해보상을 위해 온 힘을 쏟았으나 그나마 실패, 수차례 ‘세상과의 결별’을 하려 생의 결단을 내려했으나 그때마다 목숨은 살아 오늘에 이르고 있는 전우이다.

이재봉 전우는 ‘작은 일이라도 그냥 넘어가는 성격이 아닌 사람’이다. 인천보훈병원 입구에서 노병 전우들이 힘겹게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는즉시 해당기관에 전화를 걸고 방문하여 ‘쉼터’마련을 재촉하고, 동네 노인정이나 이발소에 시계가 없으면 사비로 전자시계를 마련(1개당 20만원 상당)하여 달아드린 곳도 6개소가 넘는다.

지난 가을에는 서울 용산 ‘용사의 집’ 신축장면을 보고는 “여성 유족(미망인)들의 쉼터도 있어야 한다”며 해당 기관에 탄원서를 내고 현장도 찾아가 구두 건의를 한 ‘의(義)의 전우’이다.

백마 공병대대 운전교육대 3기생 출신인 이재봉 전우가 ‘드림씨티’, ‘잠들지 않는 교회’를 찾은 때는, 전날 진눈개비가 와 찬바람이 부는 가운데서도 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교회의 슬로건이 놀랍다.

△부동산을 보유하지 않는 교회, △주7일 24시간 운영하는 교회, △구제사역이 중심인 교회, △잘 떠나보내는 교회, △재정운영이 투명한 교회. 모두가 놀랍다.

이곳은 하루 400~500여명이 이용하고 회원등록자 20~30명에게는 하루 3끼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해주고 있다 한다. 쉼터 이용은 너무도 다양하다.

전화ㆍ팩스ㆍ이발ㆍ의료진료ㆍ한방진료ㆍ치과ㆍ영화상영ㆍ증명사진ㆍ우편물발송ㆍ잠자리제공ㆍ응급약품제공ㆍ식사제공ㆍ주일과수요예배ㆍ생일파티ㆍ심리상담ㆍ법률상담ㆍ공연장소 임대 등등. 정말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곳, 어려운 이웃들의 삶의 보금자리이다. 특히 좋은 부업을 연결시켜 주는 일은 모두 큰 도움과 즐거움이 되는 일이다.

이재봉 월남전참전전우의 <드림씨티>를 향한 발걸음과, ‘드림씨티’ 선교교회가 눈물 겹도록 아름다웠다.

구교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