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의 얼 ·한국정신③

청백리(淸白吏)와 한국 ·한국인 ·한국정신

 청백리 최홍사(崔弘嗣)· 유녹숭(庾祿崇)

이 서 행 박사

전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대행

최홍사(1043~11220의 자는 國老이고 관향은 中原, 과거에 급제하여 문장과 덕행으로 명망이 있었다. 지방관으로 나가 地平州事가 되어서는 어진 정사를 베풀었다. 벼슬로는 여러 번 청신과 요직을 역임하였다.

홍사는 청렴결백하여 욕심이 적었으며, 남이 선물로 보내는 것이 있으면 비록 그것이 채소일지라도 받지 아니하니 임금이 더욱 그를 소중하게 여겼다.

예종조에 門下侍郞平章事를 역임하였으며, 시효를 貞敬이라 했다.

< 出 高麗史 >

유녹숭(?~1114)의 자는 龜壽이고 관향은 茂松(지금의 茂長)이다. 儒術로 벼슬길에 나아가 관직에 있은 지 40년 동안에 공정하고 충성스럽고 강직한 것으로 스스로 믿고, 일찍이 자기의 옳은 의견을 굽혀서 남을 좇는 일이 없었다.

그는 오직 義를 위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데는 비록 세력이 강한 사람이나 왕실의 친척일지라도 감히 그의 주장을 요동시키지 못하였다.

숙종조에 散騎常侍 樞密院使 尙書右僕使를 역임하였고 예종조에 參知政事에 승진하였다.

녹숭은 비록 귀하고 높은 지위에 있게 되어도 의복과 第宅이 벼슬하지 않았을 때와 다름이 없었다. 시호를 安貞이라고 하였다.

< 出 高麗史 >

3. 민족문화의 원천

광명정대한 평화애호의 사상과 차원 높은 문화 창조의 능력과 용진무퇴(勇進無退)하는 저항정신은 우리 민족이 남달리 강직하고 때에 따라 일진일퇴의 기복은 있을지언정 뿌리 깊은 거목의 활력소처럼 이를 보유해 온 것임에 틀림없다.

이 3대 요소가 바로 우리민족 불멸의 생명력이자 전통문화의 줄기찬 원천이기도 하였다. 서구의 지나친 개인주의와 유물론에 근거한 공산주의와 황금만능의 독점 자본주의와 과학기술 만능의 메카니즘 등등이 제 아무리 38도선을 우리 국토를 분단해 놓아도 우리 한 겨레의 대한민국은 불사조(不死鳥)와 같은 생명력을 간직하고 계속 전진하며 단군선조의 홍익인간 정신의 새로운 사상과 새로운 과학문화를 창조하여 우선은 38도선부터 제거하고 한 누리의 인류사회를 암흑한 갈등과 전쟁의 참화에서 한울의 광명한 평화와 번영으로 이끌어갈 동아문화의 주창자가 될 것이다.

또한 우리 한민족은 정신문화 창건과 선진조국의 창조를 내세우고 세기말적인 가치 혼란과 문화 문명 간의 갈등을 해결하는 동아문화의 중심된 위치에서 조화롭게 융화된 통일문화라는 새로운 르네상스의 주역으로서의 요청을 받고 있다. 따라서 세계적인 높은 사명감을 지닌 우리 조상들의 정신적 활동과 의식의 흐름을 밝혀 이를 선양하는데 혼연일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민족의 정신이요 문화며 전통이라는 논제를 논의하기만 하면 과거에나 현재에나 올바른 자세로 정신을 모아 조사 연구해 보지도 않고 역사의 원류를 없다고만 단정하고 부인해 버리는 경향이 아직도 사회 일부의 의식 속에 도사리고 있어 더욱 역사의식은 단절되어 온 것이 아닌가? 이러한 부정적인 의식의 발상원인을 보면 몇 가지로 지적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조선조 5백 년에 걸쳐서 국가권력을 마음대로 행사해 온 양반 지식계급의 대부분이 숭유사상에 치우쳐 여간해서는 중국에 대해 사대의 테두리를 벗어날 수가 없었기에 일반 국민들도 그 영향을 받아 좀처럼 민족의 주체의식이나 자주독립정신을 발견하기가 어려웠던 점이며,

둘째는, 일제의 식민통치 36년 동안에 그들이 강행했던 우리 민족문화의 말살정책과 식민교육이 끼친바 영향이며, 그들은 우리 민족의 역사니 사상이니 정신이니 하는 용어만 나타나도 불온이라고 낙인찍어 사람이든 문서이든 책자이든 여지없이 탄압하고 몰수했던 때문이다.

셋째는, 8·15해방 이래 물심양면으로 이 나라에 온갖 분열과 파괴를 초래하고 또 자행해 온 제국주의 침략과 이데올로기의 침략이 끼친바 영향이며,

넷째는, 6·25 동란 전후부터 남달리 외화의 혜택을 받고 상당한 기간을 선진권의 강대국가로 유학했다가 돌아온 일부의 지식인에 의해서 수입된 서구의 사대의식이 끼친 영향이라고 말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