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오늘의 시대에 더욱 강조되는 ‘효(孝)’ 이야기

효(孝)의 근본정신은 사랑이고, 모든 부분엔 사랑의 정신이

삶의 질서를 강조한다.담겨있으며, 우리에겐 귀한 교훈이 되어 아름다운 생활과 함께

이 태 호

국가유공자/서울 금천지사 회장

“오래된 나무는 타기를 잘하고, 오래 묵은 포도주는 마시기에 좋고, 오래 사귄 친구는 완전히 신뢰(信賴)할 수 있으며, 노련한 작가의 책은 독서(讀書)에 최고”라고 영국의 경험론자 프란시스 베이콘은 말했다. 깊이 음미하면 ‘사랑 속의 질서’라는 교훈이 엿보이는 내용이다

물질이나 사고(思考)에 대한 접근은 사랑이고 그 내면엔 ‘질서’라는 것이 담겨있으며, 마음이 떠나면 모든 것은 ‘그저 먼 것“일 뿐’이다.

성종 때의 일이다. 하루는 성종 왕이 어느 지역에서 효성이 지극한 부부가 노모를 모시고 사는데 ‘너무나도 모범적’이라는 소문을 듣고 그 집을 방문했다. 방문하여 문틈으로 내부를 보니 부부는 노모 한분을 아랫목에 모신 가운데 예(禮)를, 큰 절을 계속 올리고 있었다. 그런데 성종이 그 부부의 모습을 보니, 남자는 상복(喪服)을 입고 있었고, 부인은 머리카락을 자른 모습으로, 남자는 노래를, 여자는 큰 절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도 그 모습이 괴이(?)하여 문을 열고 들어가 그 남자에게 사연을 물으니, 아버님이 돌아가신지 3일이 지나지 않은 상(喪)중에 어머니 생신을 맞아 어머니의 마음을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상복을 입은 채, 부인은 머리카락을 잘라 선물로 음식을 준비하고 노래와 큰 절을 올리며 어머니를 위해 축하해 드리고 있는 것이었다.

성종은 이에 크게 감명 받아 신하를 시켜 곡물을 하사한 후, 어느 때 과거시험이 있는 때에 반드시 참여토록 어명을 전달한 후, 그 일자를 정한 때에 과거시험을 치르게 했다. 성종은 시험문제로 ‘남자는 상복을 입고, 부인은 머리를 자른 후 음식을 차리고 예(禮)를 올리는 일은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를 과제로 내어 시험을 보게 했다.

과거시험에 응시한 많은 사람들은 이 괴이한 ‘효의 잔치’ 내용을 알 리가 없는 터인즉, 그 효자는 자신의 당시 상황을 그대로 ‘어머니의 생신’ 행사를 즐거운 마음으로 써 내려갔다. 그리하여 그는 장원급제가 되었고, 성종은 그의 ‘부모 효도 정성’에 큰 보답을 내려 ‘효자의 기록’을 후대에 남기게 했다는 이야기가 지금까지 고서(古書)를 통해 전해 내려오고 있다.

‘하늘같은 은혜, 부모님을 더욱 사랑하자’는 큰 교훈(敎訓)이 여기에 실여있다. 그런데 효(孝)는 가정에서만 가풍이나 질서로 하는 것이 아니다.

지하철을 타면 노인석과 임산부석이 따로 있고. 어느 의자는 앞에 노란 색 표시까지 해놓았는데도 ‘조는 척’하며 앉아 있는 그 젊은 사람의 마음은 속으로 얼마나 괴로웠을까? 오히려 노인의 동정이 그곳으로 가는 세상에서 ‘이젠 오랜 동안 잊었던 효를 생각하며 살아보자’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어 몇 자 올린 것이다.

효(孝)는 노인에게만 베풀어지는 ‘사랑’이 아니라, 함께 지구촌의 동반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질서’를 갖게 해주는 아주 귀하고 귀한 말씀이라는 것을 모두는 마음에 담고 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