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목초지 개간사업 놀라워
몇 해 전 여름에 노르웨이를 다녀왔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이 나라는 인구는 500만 명이 조금 넘는 작은 나라이지만 2017년 기준 1인당 GNP가 세계에서 세 번 째인 부유한 나라입니다. 평소에 우리가 마트에 가보면 연어나 고등어가 그 멀리 노르웨이에서 온 것인데 값도 싸고 질도 좋아 ‘왜 그럴까?’ 하고 궁금해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나라에 도착해서 처음 본 것은 지붕위에 흙을 덮어 풀을 키우고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부유한 니라에서 지붕위에 풀을 키우고 있다니 ‘그 이유가 뭘까’ 하고 여행 내내 궁금했었습니다. 그 후 게이랑에르 피요르드에서 유람선을 타고 가다가 깎아지른 절벽 위 높은 경사지에 조성된 목초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한국어로 안내하는 선상 방송에서 이 목초지가 높고 그 경사가 너무 세기 때문에 목장 주인은 키우는 어린 아이가 추락할 것을 염려하여 끈을 아이에게 매달고 목축 일을 하였다고 합니다. 높은 절벽 위 급경사지에 조차 목초지를 조성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뭘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북위 70도가 넘는 높은 위도, 해발 1000미터에 달하는 고지대에 7월의 한여름에도 눈이 녹지 않고 있는데 그 짧은 여름이라는 환경에서는 감자 재배나 목초 재배를 통한 목축업 외에는 뚜렷한 생계수단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한 뼘의 목초지를 조성하기 위해서 이렇게 노력하는 사람들이라면 지붕위의 공터도 목초지로 활용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노르웨이 사람들의 목초지 개간사업은 세계 3위의 부자인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편 우리를 되돌아보면, 우리 조상 또한 산골짜기에 다랭이 논을 개간하여 생계를 유지하는 절박함과 철저함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이 정신이 사라져 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정 택 수
국방전우신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