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선 호
  한국안보평론가협회 회장/행정학 박사


 핵 안보 불감증은 盲人瞎馬나 다름없어
  핵무기는 3가지의 특수성이 있다. 하나는 절대 궁극무기란 것이다. 전쟁사적으로 무기체계의 발달 과정을 보면, 새로운 무기가 출현하면 반드시 대항 무기체계가 나와 그 무기가 무력화되면서 신무기가 우위를 점하게 되지 만, 핵무기를 당할 무기는 아직 나오지 않아 최후의 절대 궁극적 위치를 지키 고 있다.  
 두 번째는 핵무기가 전략무기임과 동시에 전술무기이다. 메가톤급 위력의 핵무기를 전략무기로 부르고 킬로톤 급을 전술무기라고도 부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위력이 적어도 전략목표를 가격하기 위해 배치된다면 전략무기로 간주될 수 있다. 예를 들면 SLBM의 경우가 그러하다. 그러니 북한이 불원간 에 SLBM을 실전배비하게 되면 그 은밀 기동성과 사정거리 무제한이란 특성 때문에 한국과 미국의 국가전략표적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제기될 것이다.
  끝으로 핵무기는 환경파괴무기이다. 핵무기가 실제 전장에 사용된 것은 일본 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케이스뿐이고 그 후 전장에 한 번도 사용된 적은 없다.  그러나 원자력 관련 대형사고가 세 번이나 발생했다. 미국의 스리마일, 소련의 체르노빌, 그리고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그것이다. 이들 사고로 인한 방사능 유출은 핵무기의 후속효과에 못지않은 엄청난 환경파괴 및 인명 피해를 초래했다. 사고 이후 장기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그 지역에 인간이 발을 들여놓지 못할 만큼 환경이 심각하게 훼손된 것을 볼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을 종결시킨 두발의 핵무기에 의한 파멸적인 피해를 통해 확인된 핵무기의 4대 효과인 열, 폭풍, 방사능 그리고 강전자파(EMP)의 대량 살상 및 파괴 여파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청나지만, 우리는 이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공포의 인명살상 및 환경파괴무기를 북한이 이미 무장하고서 핵 투발 공갈협박을 일삼고 있음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음이 핵맹의 안보불감증인데 이를 전혀 문제제기조차 하지 않음이 더 큰 문제이다.
 이와 관련한 몇 가지 심각한 당면문제를 지적한다면, 첫째로 한국민과 국가정책 당국자가 핵맹(Nuke Blind)으로서 핵에 대해 무감각하고 핵에 대한 지식과 인식이 결여되어 있음이다. 그 결과 핵을 오해하여 실전에 사용되지 못하는 종이호랑이에 불과하다고 과소평가함으로서 세계최고 밀도의 군사력 대치 현장인 남북한의 군사력 균형은 핵무장한 북한의 판정승으로 이미 끝난 사실조차 모르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하다.
 현실적으로 핵은 핵이 아니면 억제당하지 않으며, 불법적인 소위력의 핵무기라도 일단 무장하게 되면 아무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는 최소억제력이 보장되기 때문에 핵무장이 불가능한 우리의 유일한 국가생존 책은 최고 핵 강국이고 군사동맹국인 미국의 핵우산 제공 보장여하에 달려있음을 실감 못하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두 번째로 우리는 핵맹 답게 핵 정보조차 매우 부족하다. 국가차원에서 예산을 아주 많이 쓰는 여러 정보기관이 있으나 핵무기를 전문적으로 심층연구하고 핵전략을 개발하는 THINK-TANK가 없다. 핵문제를 전담 연구해야할 국정원의 역대 수장들이 국내정치정보에 홀려 엉뚱한 짓을 해온 결과 지금 모조리 감옥행이 되어 있으니 국제사회에서 한국은 핵정보 불모지로 손꼽힐 만하다. 천문학적 예산으로 북 핵에 대응코자 이른바 3축 체제를 구축한다고 하지만, 핵정보가 저시적절하게 제공되지 못하면, 선제공격이나 예방공격은 물론 요격과 응징보복도 불가능한바, 무 정보의 핵공격시설은 무용지물이 된다.
 대적 핵정보라는 것은 수집출처와 기관이 지리적으로 근접해 있는 자가 가장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생산자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러하지 못하고, 제3국의 핵정보에 의지하여 일희일비하고 있으니 국가전략이나 군사전략을 극한적 안보위협 시 핵정보 없이 수립하고 집행하게 되니 파행이라 할만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핵 관련 기사는 대부분 외국의 소스에서 나온 것이다. 외국에서 연구한 자료나 외국기관에서 내놓은 정보를 인용 보도하는 정도라면, 자주적 핵 정보 생산 및 핵전략 창안체제 확립은 요원할 뿐이다.
 세 번째로 북한의 핵무장을 부정하거나 핵능력을 과소평가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흔히 미국의 정책당국자가 북한의 핵무장을 인정할 수 없다는 말을 한다. 이는 불법적인 북 핵을 핵확산금지체제(NPT)의 규범상 인정 못한다는 것인데 이를 북한이 아직 핵무장을 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오인하여 심지어 우리의 국방백서에까지도 한 때는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무기급의 풀루토늄을 확보하고 있다”는 식으로 얼버무렸던 적이 있었는데, 이는 국제적 망신이다.   
 북한이 그들의 헌법에 핵 무장 국임을 명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북한의 핵무장 사실은 증거가 없다는 식의 주장을 한 당국자는 핵맹 임을 자인한 것이다. 북한이 NPT에서 탈퇴하여 국제사회의 무법자로서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이상 NPT 핵무장 승인국가)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이상 NPT 부인국가)에 이은 세계 9번째의 사실상(DE FACTO) 핵무장 국가로 자리매김한 것을 국제사회가 공론화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핵무기의 고도화(위력의 대형화, 우라늄탄 제조, 수소탄 개발, 핵탄두 소형화, 대륙 간/장거리 투발수단 확보 등)까지 완성한 단계임이 불문가지임에도 한국의 일부 식자들 마져 북한의 핵무장사실 자체를 과소평가하거나 핵무기 무용론을 외치는 시대착오적인  핵 맹의 부끄러운 넌센스 행태를 보이고 있으니, 지난날 진행 중 이던 남북정상회담의 주제가 북한 비핵화여야 함에도 한반도 비핵화로 첫 단추가 잘못 꿰어 중차대한 핵외교 판정패의 불가항력적 참사가 예고되어 있음에도 이를 시작 전에 바로 잡지 못하였음은 바로 맹마를 맹인이 타고 행차하는 격인 핵맹의 업보(業報)가 아닐 수 없었다.  
  북한은 핵광(nuke crazy), 한국은 핵맹(nuke blind)
  신편되는 한국의 합동전략사령부는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의 현무 탄도·순항미사일, 해군 도산 안창호 급 잠수함의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공군의 공대지미사일 등 타격 전력을 보유할 것이라 하지만, 한심하게도 이 나라엔 적의 핵무기와 핵전략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조차 없으며, 전투정보와 전략정보 전문 연구 및 수집기관은 무력화되었다. 전 인구의 과반수가 일점집중 거주하는 수도권이 적과 지근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유사시 20여개의 현존 한강교량이 단절될 경우 한수이북의 1천만 주민이 고립인질 화될 가능성이 상존한다. 그러함에도 아직 핵상황하의 민방위시스템도 마련되지 않고, 북 핵을 종이호랑이로 오인하는 국가당국과 국민의식구조가 큰 문제이다. 핵狂인 북한에 대한 핵盲인 한국의 불확실한 대비태세와 예사롭지 않다.  
  절대궁극무기인 핵은 핵이 아니면 맞장구 칠 수 없는바, 비핵국가는 결사항쟁 아니면 무조건 항복의 양자택일뿐임을 알고서 핵무기의 살상 및 파괴효과에 대한 재인식과 함께 가정/학교/직장/사회교육 및 언론보도/홍보/계도를 가일 층 강화해야 한다. 김대중과 노무현 두 정권은 햇볕정책 기조 하에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핵실험을 직간접으로 뒷받침해 주었으며, 문재인 집권 5년간 북핵 고도화에 열성봉사 하면서 한일관계 파탄과 미중균형 외교 전략으로 인하여 NPT체제의 주도권을 행사하는 경제안보패권국인 미국과는 3등 동맹국으로 전락하고 말았으니 이의 원상회복이 시급하다. 주한미군의 전술핵 재배치 및 핵 공유 협정 체결을 성사시켜 미국의 한국에 대한 핵우산 확고 보장이 초급선무 국가생존 책이다.
  자유 민주헌정체제 유지 및 시장경제 발전을 가속화하려면 미국과는 1등 동맹국답게 국가이익과 국가전략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북핵 위협에 공동대응하기 위해서 미국의 국가목표인 자유와 개방 그리고 번영과 안전에 우리의 국가목표가 수렴될 수 있어야  한다. 한반도 주변의 지정학적 특성상 한국이 미국과의 동맹을 종료시키는 경우 한국은 급격히 親中으로 경도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결국 미국과 잠재적인 적대관계로 빠져들 가능성도 상존한다. 현재 동북아시아는 미중 패권 경쟁으로 인한 긴장이 고조되어 있는 준 전시상황이다. 이 같은 환경에서 국가들은 적과 친구를 아주 단순하게 분류한다. 같은 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논리다. 미국은 한미동맹이 종료되는 순간 한국을 잠재적 적성국으로 분류할 것이다. 그게 국제정치의 적우관계 현실인 것이다. 한미동맹이 종식 되는 상황은 미국과 일본이 한국의 적대국이 되는 상황이다. 중국은 이를 대단히 환영할 것이지만 그렇다고 한국을 대등한 주권국가로 대우해 주지는 않을 것이다. 한미동맹이 소멸된 이후 대한민국이 당면하게 될 위협은 이처럼  국가생존의 위협이 될 것이다.
 이제 우리의 대북한 전략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한 핏줄인 북한이 핵무장하여 핵 불 포기 선언과 함께 핵을 한반도 적화통일수단으로 공식선언한 이상, 이들과 동족으로서의 연민이나 통일을 전제한 협력과 지원은 물론, 환상적인 평화통일이나 선의의 흡수통일은 이제  더 이상 논하지 말아야 한다. 만약 통일이 되어도 지난 70여 년간 남북이 완전 이질화되고 국력격차가 극대화되어  쌍방의 경제/정치/사회/문화/종교/군사적 갈등을 해소 통합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대한민국 주도의 멸공통일이나 흡수통일은 물론 합의통일이나 무혈평화통일 등 모든 형태의 통일도 이제 절대무기인 핵으로 말미암아 회의적인 환상으로 변하고 말았다. 광복이후  625전쟁을 비롯하여 휴전기간 중에 우리가 북한으로 부터 당한 엄청난 피해와 손실, 그들이 저지른 온갖 만행으로 인한 고통은 물론, 북한에 제공한 대량의 물질과 재화는 모두 허사가 되었다.
  북한이 독일과 오스트리아 같이 1민족 2국가 체제로도 얼마든지 공존공영가능하다는 가설도 북 핵이 존재하는 한 뜬 구름이다. 국가생존 발전의 외길은 한미동맹 강화에 의한 핵우산 확보로 북 핵을 종이호랑이로 무력화 시키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의 선진국가로서 부국강병과 국리민복 그리고 국태민안을 이룩함으로서 남북 간의 국력격차가 가일 층 커질 때, 북한이 경제적 극한 빈곤과 함께 국제사회에 고립되어 스스로 핵이 무용지물임을 깨닫고 이를 포기토록 여건조성 압박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동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國疆必覇의 국가대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