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도 모르는
   '한강의 기적' 성공요인


  윤 은 기 박사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
  중앙공무원교육원장(24대) 경영학


  "한국을 보라. 포용적 국가체제가 놀라운 기적을 이룩했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MIT교수인 아제모을루, 사이먼 존슨과 시카고대 교수인 제임스 로빈슨이 공동 수상했다. 이들은 한국의 발전을 찬양하며 그 성공요인을 국가운영체제로 꼽았다. 위성에서 찍은 한반도 사진을 언급하기도 했다. 해방직후 경제상황이 엇비슷했지만 이제 한국은 선진국으로 진입했고 북한은 세계 최빈국으로 추락한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인증사진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사유재산을 인정하고 시장경쟁을 통해 발전해 왔지만 북한은 국가가 경제를 통제하고 시장기능이 작동하지 않아 몰락하였다는 주장이다.
  노벨경제학자들의 수상업적이 발표되고 이들이 인터뷰한 기사가 보도되자 우리나라 진보진영에서는 '한강의 기적'은 '민주화 덕분'이라고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과연 그럴까?
  ‘한강의 기적’은 그들이 오랫동안 반대하고 증오해온 '독재정권' 덕분이다. 이게 역사적 진실이다. 수천 년 가난을 운명처럼 짊어지고 살아온 우리 민족이 잘 살 수 있게 터전을 닦고 씨앗을 뿌리고 가꾼 사람은 이승만 초대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이다.
  한 나라가 민주체제를 갖추려면 선행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는 국민 다수의 민주화 열망, 둘째는 국민다수의 교육수준, 셋째는 궁핍으로부터 벗어난 중산층 형성이 그것이다.
민주화 열망이 아무리 뜨거워도 국민 다수가 문맹수준이거나 먹고살기 힘들면 국가가 민주사회로 전환되는 건 불가능하다. 한때 중동에서 폭발한 아랍의 봄 민주화운동은 왜 실패했을까? 바로 세 가지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주혁명으로 정권을 잡아도 먹고살기 힘들거나 교육수준이 낮으면 반드시 전제정권으로 되돌아간다. 한국의 민주화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세 가지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되었기 때문이다. 이 조건을 확실히 만든 국가지도자가 바로 이승만 대통령이고 박정희 대통령이다. 이승만 대통령은 누구보다 교육을 중시한 인물이다. 교육이 나라의 운명을 바꾼다는 신념을 지녔다. 우리가 나라를 잃은 것도 신문명에 대한 교육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믿었다. 항일 독립운동을 하던 그가 미국으로 건너가 그 긴박했던 상황에서도 학업에 매진하고 박사학위를 두개씩 취득한 것은 '교육의 힘'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대통령이 되고나서도 국민교육에 열정을 쏟았다. 모든 국민이 문맹에서 벗어나고 신문명 교육을 받아야 나라가 부강해진다고 믿고 이를 실천하였다. 심지어는 전쟁 중에도 천막교실에서 수업을 하도록 독려하였다. 당시 국민 다수가 마음에 새긴 구호가 있다.
"아는 것이 힘이다. 배워야 산다"
부자도 가난한 사람도 배우면 운명이 바뀐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조상 대대로 내려온 땅을 팔고 소를 팔아서라도 자식을 교육시키려는 교육열이 일어났다. 머슴의 자식도 교육을 받으면 사회리더가 되는 국가로 바뀐 것이다.
  "1960년대 초반 수많은 후발국가에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났는데 오직 한국만 국가번영을 이룩한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외국인들에게 수도 없이 받은 질문이다. 학회 세미나에서도 중앙공무원교육원장 재직 시에도 이 질문을 받았다. 내 대답은 늘 이랬다.
"박정희 대통령은 군인이며 교육자였습니다. 이게 국가운명을 갈랐다고 생각합니다."
박대통령은 사범학교 출신이다. 사범학교는 교사를 양성하는 학교다. 그는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교사생활을 하였다. 누구보다 교육의 중요성을 잘 아는 인물이다. 대통령 재직 시 교육을 중시했고 교육자를 우대했다. 학교 교육 뿐만 아니라 기업도 군대도 교육을 제대로 해야 발전한다고 믿었다. 새마을 운동도 교육이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는 '군인DNA'와 '교육자DNA'를 함께 지닌 특별한 국가지도자였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은 국가체제가 경제발전을 결정한다고 주장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더 깊이 파고들었더라면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꾼 핵심 성공요인은 '교육' 이라는 것을 인정했을 것이다. 그리고 아직도 민주화 덕분에 ‘한강의 기적’을 이룩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묻는다. 민주화의 토대를 마련한 국가지도자는 과연 누구였느냐고.
  경제학자들은 학문적 접근으로 연구하여 논문을 쓰지만 우리는 겪어봐서 안다. ‘한강의 기적’은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공동노력 덕분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뿌리는 대한민국 국민의 교육열 덕분이라는 것을.
국가번영의 동력은 인공지능 시대인 지금도 마찬가지다.
"아는 것이 힘이다. 배워야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