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回想)! 회갑 지난 오삼(五參) 회원들이여!

자신을 스스로 사랑하며 부부는 손을 놓지 마세요

은 태 철

시인/한국문인협회/한국장로문인회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흘러 이제 인생 황혼기에 강산이 여섯 번이나 변한 우리들의 발자취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기로 한다.

상무대 높은 깃발 나를 따르라. 1960년 2월, 혈기 방정한 홍안으로 보병학교 연병장에서 입교 선서를 하고 후보생이란 명사가 붙어 걸음부터 시작하여 모든 것이 변화를 강요받으며 숨 가쁘게 뛰어 항상 긴장된 생활로 시간의 흐름도 모르며 지내고 무등산 청운 높이 뭉친 건아들! 후보생 가(歌)를 목청 높여 부르며 상무대를 무대로 넓은 교장을 누볐지. 불볕더위에 목이 타고 기진하면서도 구대장이 부르면 ‘옛 17번 이태백’, 후보생 대답하며 생기가 돌았다.

내무반에 관물정돈, 침구정돈, 밤이면 수양 록 쓰기, 가끔 있는 비상훈련 완전군장 선착순 집합, 물불가리지 않고 감당한 그 정신력, 자신의 목표달성을 위해 충성과 명예를 신념으로 젊음을 불 태웠다.

419혁명으로 지역경계 작전에도 출동하였고, 교육기간 중 어려운 고비도 많았으며, 끝까지 동행 못한 몇 명의 동료도 있었다. 혁명정부 과도기로 허정 내각 수반 명의로 소위 계급장을 달았다. 전군 각 부대로 헤어지는 순간 중구대장들의 얼굴이 아련하게 떠오르며, 이제 헤어지면 언제 또 만나게 될 가 마음에 아쉬움을 느끼며 각자의 부임지로 출발하였다, 부대 사정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겠지만 공통적인 것은 첫 부임지에 소대장으로서 병사들의 신상파악과 중대 내 장교간의 협조사항 등이 될 것이다. 문제병사들이 특별 관심사항이 되며 휴가미귀, 자해사고 등 많은 골치 꺼리를 숙제로 받아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몰랐다.

중대 주번 사관을 인계받아 6주간 주번근무를 하며 중대원들의 정신 교육을 하고 보람도 있었다. 특별히 잊지 못할 것은 62년도 울진 삼척 무장공비 사태에 소탕작전과 68년 1월 김신조 일당의 무장 공비사건 시 법원리 지역 토벌작전은 많은 교훈을 남겼다. 간첩들의 기동력을 알고 보병의 보행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 다리에 모래주머니를 달고 구보로 체력단련을 시켰다.

불타는 월남전에 중대장으로 평화유지를 위해, 조국의 명예를 위하여 정글을 헤치고 가시밭길을 넘어 격전을 펼쳤으며 전쟁영웅도 많이 나왔다. 이제 청년기의 그 시절이 지나고 안생 중반으로 접어들며 군 생활을 재정리 하게 돼 육군대학의 교육과정을 거쳐 지휘관으로 혹은 참모로서 중차대한 임무를 위국충정의 사명으로 성공적인 임무를 마치고 좋은 전통을 남기는 것이 유종의 미라 다짐하였지!

오참 동지여! 석양에 비치는 낙조가 아름다운 것과 우리 노년도 아름답고 품위 있는 삶을 꾸려 청년기에 못 다한 자기관리에 신경 쓸 때요, 하루라도 더 늦기 전에 가고 싶은 곳 다니고 먹고 싶은 것 먹으며, 얼마 안 남은 앞날을 후회 없이 지내요. 파란만장한 인생살이 눈물도 많았고 웃음도 있었지. 지난날의 추억이 한 편의 영화같이 머리를 스쳐가며 이제 영영 돌아오지 못할 과거란 역사에 묻고 미수(米壽)의 고지에서 허리 휘고 무릎저리며 머리는 백수로 흐린 눈에 침침한 귀라. 무엇 하나 몸과 마음이 제대로 안 돼. 세월을 당할 수 없고 나이는 못 속인다 하였지. 찬하장서도 세월은 못 당한다고 한 말과 같이 우리 인생은 창조주의 섭리에 따르며 올 때는 순서가 있었지만 갈 때는 순서도 차례도 없으니 언제 어떻게 갈지 알 수 없는 일, 항상 오늘이 나의 최후의 날이란 생각으로 남의 탓 하지 말고 이해하고 웃으며 자신을 스스로 사랑하며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우선 자신의 건강을 챙겨요,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 것이 되니까. 그래도 가장 가까운 것이 부부요 두 사람이 정답게 웃고 즐기며 위해주고 아껴주고 그것만이 노후생활에 활력이 되지요. 아무리 효자 효부라도 투병생활 몇 달만 겪으면 고개 돌려요, 그러나 부부는 손을 놓지 않아 마음을 비우고 긍정적으로 참아주며 살아가는 것이 황혼의 살길이요, 백세시대 욕심은 금물이니 천수대로 자연에 따르며 편안하고 행복하게 지낼 환경을 자신이 만들어야 돼요. 가끔 카카오 톡 소식을 알리며 마음에 공허함을 달래고 자위자족하며 고독을 떨고 편안한 마음으로 여생을 지냅시다.